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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지속가능 이니셔티브(3) 의류 폐기물을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함께하는 지속가능 이니셔티브(3) 의류 폐기물을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 심상보 SFI 본부장 / ktnews@iwair.com
  • 승인 2024.02.0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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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디자인 규정에 포함된 ‘미판매 의류 폐기 금지 조항’ 대응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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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관련된 글로벌 정책 중에서 섬유패션산업계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되는 정책은 EU에서 발효를 결정한 ‘에코디자인 규정’이다. 공식명칭은 지속가능한 제품 개발규정(ESPR, 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으로 ‘지침 (Directive)’에서 ‘규정(Regulation)’으로 강화하고, 섬유, 가구, 철강 등 거의 전 제품군으로 단계적 확대 적용을 결정했다. EU 입법규정상 ‘지침’은 최소한의 요건을 담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이지만 ‘규정’은 강력한 입법 형태로 분류된다. 또한 EU는 2023년 12월 5일, ESPR에 ‘미판매 의류 폐기 금지 조항’을 포함시키는 것에 EU집행위원회, 의회, 각료이사회 간 3자 협의를 완료하고 2024년 중 EU 이사회와 의회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ESPR 실행까지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각각 2년, 6년의 유예기간을 주고, 중소기업은 예외 조항을 두기로 했지만, ESPR의 실행과 관계없이 섬유패션산업은 기획, 생산, 판매, 사용, 폐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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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폐기물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소재의 완전한 순환, 재판매, 망가진 제품의 수선 또는 업, 다운사이클링이 해결 방법이다. 이런 해결책을 위한 조치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완전한 순환을 위해서는 기획단계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재활용에는 물리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이 있다. 물리적 재활용은 에너지 사용량이 적고, 완제품까지 제조과정이 짧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 가지 소재를 사용한 제품에 한하여 재활용이 용이하다. 따라서 물리적 재활용을 위해서는 제품 기획 초기부터 단일 소재를 사용한 디자인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의류제품은 착용감과 기능성을 위해 여러 가지 소재를 혼합하여 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리적 재활용을 위해서는 단일 소재의 기능성 제품을 개발하거나 필요한 기능을 갖춘 소재를 각각 사용하여 폐기 후 소재별로 분리가 쉬워야 한다. 또한 의류 제품은 다양한 부자재가 사용됨으로 폐기 후 부자재의 분리도 고려하여 기획해야 한다. 화학적 재활용을 위해 복합재를 분리하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고 있으나 소재의 혼합 방식이 제품마다 달라 분리 작업이 어렵고, 불순물을 완전히 제거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화학적 재활용도 순도가 높은 재활용 원료를 얻기 위해서는 기획 단계에서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를 사용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둘째, 의류 폐기물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이미 제작된 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의류 제품의 수선과 재판매는 소비자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판매자와 제조자가 수선과 재판매의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제품이 판매될 때 사용기간과 수선 방법, 사용이 불가능한 제품의 수거 방법을 판매자와 제조자가 강구해야 한다. 폐기물 처리에 대한 비용을 판매자와 제조자가 부담한다. 의류 제품의 전주기를 판매자와 제조자가 책임짐으로써 제품을 기획할 때부터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을 찾아갈 것이다. 이런 모든 과정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방법으로 EU는 디지털 제품 여권(DPP, Digital Product Passport)의 사용을 제안하고 있다. DPP는 제품에 인쇄된 QR코드나 바코드 등을 통해 해당 제품의 원산지, 수리 및 해체 가능 여부, 수정 정보, 내구성 점수 등이 종합적으로 담긴 디지털 인증서다. DPP는 EU뿐 아니라 전 세계의 공급망이 추적성을 가지며 하나의 디지털 기록매체에 의해 투명하게 공개될 전망이다. DPP는 제품의 진품여부와 소유권을 인증해 줄 수 있어 럭셔리 브랜드에서 이미 사용 중이며, 제품의 관리와 함께 고객관계관리(CRM)에 사용되기도 한다. DPP가 범용으로 사용되면 제품의 잔여 가치를 확인할 수 있어, 신상품 또는 재판매 상품을 구매할 때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  셋째, ‘그린워싱(Greenwashing)’을 근절시키는 것이다. 의류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련의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하며, 따라서 그린워싱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환경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칭찬받았고, 사람들은 제품이 환경친화적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으면 정도에 상관없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제대로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푸르른 숲, 청명한 하늘과 투명한 바다 등 자연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친환경 및 저탄소 기술개발과 혁신에 기여한 사실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기업이 직접 노력하지 않고 참여형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와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의 행위는 그린워싱으로 처벌받도록 해야 한다. 2021년 8월, 프랑스에서 공포된 ‘기후, 회복력법(Loi climat et resilience)’은 그린워싱으로 유죄를 받으면 허위 캠페인 비용의 80%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호주는 2023년 7월 그린워싱으로 밝혀지면 최대 5,000만 호주달러(한화 약 4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의 초안을 공개했다. 이외에 미국과 영국 등 전 세계는 이미 그린워싱을 규제하는 입법이 늘고 있으며,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최근 3년간 그린워싱으로 적발된 4,940건 중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는 9건(0.2%)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섬유패션기업들은 대부분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국에서는 ESPR을 들어 DPP 도입을 요구할 것이다. 또한 DPP의 정보를 근거로 수선과 재활용, 폐기에 대한 대책을 요구할 것이다. 당분간은 꼼수로 피해 갈 수도 있지만 결국 기후변화가 가져온 글로벌 유통의 새로운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기왕 받아들여야 한다면 적극적인 태도로 상황을 주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SNS 사용에 익숙하고 공정에 민감한 우리나라 소비자는 기업의 그린워싱을 감시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 지도층의 관심도 약해지고 환경에 대한 주장을 음모론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물질적 풍요를 이루면서 모든 것을 돈으로 평가하는 거친 자본주의에 빠져있다. 환경문제는 인류 모두의 문제이면서 우리에게는 우리의 품위를 찾을 수 있는 기회이다. 제품의 효용성만 따지지 말고 진정한 가치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서 품위 있고 즐거운 패션문화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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